2.2 금융산업과 보험산업-(2)
2) 보험산업의 중요성
국가경제 발전과정에서 금융기관인 보험기관들은 여타의 금융기관들과 근본적으로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보험의 발전 초기에는 단순하게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보험산업이 자본을 얼마나 형성할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보험산업의 기여도는 보험자산 혹은 적립된 준비금의 크기로 측정되었다. 자본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보험, 특히 생명보험이 자금을 동원하는 데 매우 효율적인 도구라고 알려져 있다. 보험제도를 확립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국가의 저축을 늘리는 데 매우 효율적인 방법으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다른 금융기관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보험산업의 고유업무가 위험관리이며, 이에 필요한 도구를 개인과 기업에 제공함으로써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특한 업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이외에도 그 업의 본질을 꾸준히 혁신시켜 경제 및 국민복지증진에 기여한다는 것은 보험업이 미래에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해준다. 경제/금융상황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여타의 금융기관들은 업의 근본이 변화하지 않았지만, 생명보험에서는 산업의 근본인 위험을 처리하는 접근방법이 바뀌었다. 즉 생명보험회사들은 위험을 회피, 전가하는 과정을 거쳐 이제는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3) 보험기업
현대적 의미의 보험기업은 다른 금융기관과는 달리 개인의 재정적인 위험과 계리적인 위험을 동시에 인수하여 그것을 분산시키고 분배하는 복합적인 계리/금융 중재기관이다. 재정적 위험이란 개인이 투자를 할 때 직면할 수 있는 재정적 손실, 즉 위험을 말한다. 계리적 위험이란 개인이 요절하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장해를 입거나 혹은 재원이 고갈된 채로 너무 오래 사는 경우에 발생하는 계리적 원칙에 입각한 부정적인 재정상의 결과를 말한다. 보험회사는 이 두 가지 투자와 보장을 하나의 보험상품에 담음으로써 복합적인 동시에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기업이 되었다.
생명보험에서의 중재란 계약자가 보험료를 납입하여 조성된 자금을 가지고 보험금이 지급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계약자는 소정의 대가를 치르고 개인의 계리적 위험을 감소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대규모 손실의 가능성을 제거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보험경영의 성과에 따른 재정적인 이익을 공유하게 되는 것도 중재의 의미에 포함된다.
보험기업이 재정적인 중재를 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생명보험에 평준보험료 개념을 도입하였기 때문이다. 평준보험료를 납입하는 것은 보험기간 후기에 사용하기 위하여 가입 초기에 보험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미리 납입하기 때문에 근원적으로 계약자가 보험회사에 저축을 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저축의 효과 때문에 생명보험에는 필연적으로 cash value(혹은 보험료적립금)가 생기고, 이로 인해 생명보험에는 저축적인 성격이 부차적으로 내재되어 있다는 개념이 통용되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저축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생명보험 상품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보험회사는 다음의 3가지 측면에서 금융제도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첫째, 저축자와 차입자 간 거래비용을 줄여준다. 둘째, 보험회사는 수많은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납부 받아(차입하여) 거대한 현금의 장기간에 걸쳐 유동성을 창출한다. 셋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투자를 가능하게 한다.
<참고-보험회사와 은행의 차이>
보험업과 다른 금융업을 비교해 볼 때 업의 근본 행태에 대한 차이점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었다.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이었던 밥 호프는 “은행이란 당신이 더 이상 돈이 필요 없다는 것을 입증할 때에야 비로소 돈을 빌려주려고 하는 곳이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보험회사는 당신이 어려운 일을 당하여 재정적인 지원이 절실히 필요할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기관이다.
<참고-자본(capital)이란?>
경제학적 의미에서 자본은 매우 다양한 의미로 쓰이는 개념이다. 일반적으로는 축적된 부, 즉 많은 양의 화폐나 토지/공장과 같이 생산의 밑거름이 되는 생산수단을 말한다. 또한 자본은 돈(인간의 노동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더 많이 획득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부(인간의 노동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경제학 상의 자본에는 기본자본, 부가자본(기본자본과 부가자본을 합하여 자기자본이라 함) 및 외래자본(타인자본)이 있는데, 이 중에서 법률(상법)상의 자본금에 해당하는 개념은 자기자본뿐이다.
한편 보험에서 말하는 경제적자본(economic capital) 이란 다음과 같이 정의되고 있다. “어떤 위험측정 방법으로 측정하더라도 일정 기간 내에 보험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시장가격에 준한 부채를 초과하는 자산의 합을 말한다.